등장인물, 각양각색의 일곱 가지 색깔을 가진 친구들
영화 <써니>는 학창시절 소위 7공주라고 불리던 7명의 소녀들의 이야기입니다. 영화의 제목 '써니'는 7공주 무리의 별명입니다. 7명 중 영화의 화자이자 서사를 이끌어가는 핵심 주인공은 '임나미'입니다. 전라도 벌교 출신으로 고등학생 때 서울로 전학 오며 7공주에 가장 늦게 합류한 인물입니다. 전학 첫날, 긴장하면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전라도 사투리 때문에 학교 날라리들의 놀림감이 됩니다. 바로 뒷자리에 앉은 '춘화'의 도움으로 놀림감에서 벗어나고 7공주의 마지막 멤버가 됩니다. 어리바리하고 여린 성격이지만 나설 때는 확실한 뚝심으로 할 말을 하며 굳은 심지를 가졌습니다. 이런 나미의 가장 큰 조력자가 바로 '춘화'입니다. 7공주의 리더이자 여고의 최고인 인물입니다. 여고이지만 싸움 실력까지 짱을 먹은 것으로 묘사됩니다. 이런 당찬 성격 덕분인지, 어른이 되고 항암치료를 받으면서도 진정시키기 어려운 환자입니다. 의리파이며 호탕한 성격입니다. 어른이 된 시점, 어머니의 병문안을 왔던 나미와 우연히 만났고, 2개월이라는 시한부를 선고받은 폐암 말기 환자입니다. 전학 온 나미의 짝꿍은 '장미'였습니다. 당시 유행했던 쌍꺼풀 테이프로 매 순간 쌍꺼풀을 만들려고 노력하는 등 쌍꺼풀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장미의 집은 써니 멤버들의 만남의 장소였습니다. 장성급 아버지의 자녀로 고위층 집안의 딸로 추정됩니다. 써니 멤버 중 가장 욕을 찰지게 잘하는 인물은 '진희'입니다. 국문학과 교수의 딸로 패싸움을 벌일 때면 욕 배틀의 선봉장 역할을 합니다. 괴력을 가진 문학소녀 '금옥', 항상 미스코리아를 꿈꾸던 사차원 '복희', 차갑고 도도했던 얼음공주 '수지'가 나머지 멤버입니다. 수지는 다른 멤버들과는 금세 친해졌지만 유독 나미를 못마땅하게 여겼고 친해지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 친구입니다.
줄거리, 그 때 그 시절 하나였던 소녀들을 회상하며 남은 삶을 마무리한다.
7공주 인물들의 추억이 가득 담긴 '써니'는 그녀들의 가장 찬란한 순간이었습니다. 25년이라는 거대한 시간이 흐른 뒤, 나미의 시점에서 영화의 서사는 시작합니다. 어리바리했던 나미는 시간이 흘러 사회에서 잘 나가는 남편과 가정을 이루어 딸 둘을 둔 엄마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어딘가 2% 부족한 감정을 느끼며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 어느 날 어머니 병문안 길에 마주친 써니의 리더 춘화와 재회의 기쁨을 나눕니다. 기쁨은 잠시, 춘화는 2개월 시한부의 암 환자임을 알게 되고, 세월이 흐르며 자연스럽게 연락이 두절된 써니 멤버들을 다시 만나는 게 소원이라 말하는 춘화의 뜻에 따라 친구들을 찾아 나설 결심을 합니다. 엄마로서 가정에만 매어있던 일상을 벗어던지고 25년 전 추억을 함께 만들어간 친구들을 찾아 나서며 그 시절의 눈부셨던 우정을 회상하고 그때의 자신과 만나는 시간을 갖습니다. 나미는 7공주에 가장 늦게 합류한 인물입니다. 첫날부터 자신도 모르게 튀어나오는 사투리에 잠깐 놀림감이 되었지만, 춘화의 도움으로 놀림감에서 벗어나고 써니의 멤버가 되었고, 경쟁 써클인 '소녀시대'와의 대결에서 전라도 특유의 거센 사투리 욕으로 상대방을 압도하며 멤버들의 인정을 받고 친해지게 됩니다. 멤버들은 고등학교 써니 시절, 학교 축제 무대를 열심히 준비했으나 축제 당일에 뜻밖에 큰 사고가 터지는 바람에 오랜 시간 공들여 준비한 무대에 오르지 못하고 모든 멤버가 흩어지게 되었습니다. 친구들 하나하나 찾아가며 회상을 하고, 춘화는 친구들의 어려운 사정을 하나하나 해결해 줍니다. 마지막 엔딩크레딧에는 춘화의 장례식장에 찾지 못했던 마지막 멤버 '수지'가 나타나며 마침대 한 장소에 써니 멤버들이 모두 모이게 됩니다.
감상평, 저마다 찬란했던 어린 시절의 우정이 있었지
1980년대의 감성을 보여주는 학창시절을 묘사하며 동년배의 그 당시의 추억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영화였습니다. 각양각색의 써니 멤버들의 모습들이 묘사되며 개그 요소와 감동의 요소들이 즐비합니다. 이에 영화 <써니>는 전반적으로 좋은 평을 받았습니다. 관객평점뿐만 아니라 평론가의 평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아역 및 현재 시점의 인물들의 연기력이 좋았고 과거와 현재를 교차시키며 연출한 방식도 좋은 평을 받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단점으로 떠오르는 요소도 있습니다. 폐암 말기 시한부 환자로 나오는 인물이자, 써니의 대장이었던 춘화가 7공주의 다른 멤버들이 저마다 갖고 있던 재정적인 문제들을 전부 해결해 주고 기쁨을 만끽하는 장면 때문입니다. 이에 결국은 황금만능주의를 표현한 것이라며 '돈 많은 친구를 사귀어라'는 것이 영화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냐라는 비판입니다. 또한 요즘 한참 있기 있는 넷플릭스의 드라마인 '더 글로리'에서 적나라하게 다루고 있는 학교 폭력이라는 주제가 사회적으로 크게 이슈가 되고 있는 지금 시점에서 볼 때는, 일진을 미화한다는 평을 받을 수 있는 요소들이 있습니다. 이런 장단점을 다룬 비판들을 차치하고 순수하게 그 시절로 돌아가 학창 시절의 스스로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데는 영락없이 좋은 영화였습니다. 저마다 어린 시절의 우정이 있었고, 그 시절 웃고 울게 했던 여러 에피소드를 함께 써 내려간 친구들이 있었을 것입니다. 세월이 흐르고도 계속해서 유지되는 경우도 있겠지만, 많은 경우 현실의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여유가 없어 그 시절의 우정을 잊고 살아가게 됩니다. 2시간을 투자해, 가만히 시간을 멈추고 옛날 그 시절로 돌아가보는 경험을 영화 <써니>와 함께 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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